team logo icon
article content thumbnail

텀블벅 펀딩을 해보면서 배운 점들

아직 펀딩 기간이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몇 가지 배운 점이 있어서 적어본다.

친한 친구에게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을 소개받았다. 성공한 펀딩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니 정말 별 거 아닌데도 큰 매출을 기록한 사례가 많아보였다. 이런 분야야말로 데이터 분석 정신 기반의 린 스타트업 마인드로 접근했을 때 괜찮은 용돈벌이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동아리 임원진이 끝나고 여유가 생기자마자 빠르게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해보았다. 아직 펀딩 기간이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몇 가지 배운 점이 있어서 적어본다.

프라이싱은 정말 중요하다.

가격 설정은 생각보다 정말 중요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원래 사지 않았을 사람들이 사는 경우도 거의 없고, 원래 샀을 사람들이 (과한 수준만 아니라면)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사지 않는 경우도 거의 없다. 지금까지 내 프로젝트는 80명 정도의 후원자를 모았으나 40명 정도가 후원한 다른 펀딩 프로젝트에는 나보다 두 배나 되는 모금액이 모였다. 흔히 가격 설정이라고 하면 싸게 많이 파느냐 아니면 비싸게 적게 파느냐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펀딩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탄력성은 의외로 낮은 듯하다. 특히 타겟고객 설정이 명확하게 되어있을수록 그럴 것이다. 이런 점들을 잘 신경써서 가격을 설정한다면, 같은 상품을 팔고도 몇 배씩 차이나는 매출을 낼 수 있다. 보다 더욱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미끼 상품을 구성하는 등 여러가지 심리기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 행동론이라는 학교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적지 않으니 추후 별도의 아티클로 정리해보면 좋겠다.

시장 조사는 필수다.

텀블벅이나 와디즈를 둘러보면 목표 펀딩 금액을 최소 한도로 설정하고도 후원을 모으지 못해 실패하는 프로젝트를 부지기수로 볼 수 있다. 그 실패 요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타겟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설정하지 못한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시장의 크기와 특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많은 VC들의 조언이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일단 펀딩을 성공하는 것부터가 목표라면 후원자 수가 많았던 프로젝트들을 관찰해보자. 후원자 수에 상관없이 후원금을 많이 모으고 싶다면 객단가가 높았던 프로젝트들을 관찰해보자. 각 프로젝트의 주제와 타겟 고객을 뭉뚱그려 시장이라고 생각해본다면 확실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상품 기획은 시장 파악 다음 단계가 되어야 한다.

펀딩 기간이 무조건 길 필요는 없다.

이건 그렇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따로 유료 광고를 태우지 않는 한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펀딩 매출의 3~40%는 첫 날에, 8~90%는 첫 열흘 동안 발생하기 때문에 펀딩 기간 자체가 무조건 길 필요는 없다. ‘공개 예정’을 했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미 관심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공개 예정 기간에 알림 신청을 해두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제품 완성까지 많이 남은 경우라면 - 그리고 몇 개라도 더 팔고자 하는 경우라면 길다고 해서 안 좋을 것은 없겠지만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펀딩 사이클을 짧게씩 가져가는 것도 괜찮은 전략일 수 있다. 프로젝트당 펀딩 기간이 길어질수록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젝트 개수는 많아질텐데 이 사실은 만에 하나라도 후원자들 입장에서는 좋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신 아티클
회의 잘 하는 법
김대덕
|
2025.01.06
회의 잘 하는 법
2023년 12월의 기록
2분기 내에 0에서 100만 달러 ARR을 달성하라고?
김대덕
|
2025.01.01
2분기 내에 0에서 100만 달러 ARR을 달성하라고?
스타트업 제대로 하기가, 특히 투자 받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닌 이유
Article Thumbnail
김대덕
|
2024.12.25
실존의 세대
과거에는 괜찮았다 - 라고 해서 우리가 정답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동안은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해결해야만 했던, 예를 들자면 전쟁과 가난과 경쟁과 질병과 생존 등의 집단적 미션이 너무나도 명확했기 때문에, 진짜로 중요한 실존에 대한 문제는 뒤에 가려져있었을는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