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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1월에 만났던 친구 한 명이 내게 행복이 뭐라 생각하냐고 물었었다. 거기에 “내일 하루 더 살고 싶도록 해주는 모든 것”이라고 답한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오늘은 하루 종일 제품을 만들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심혈을 기울여서 예술작품 조각하는 마음으로 몇 시간씩 다듬었다. 내가 만든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고 퇴근하는 발걸음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간단하게 밥을 챙겨먹고 친구들과 한 시간이나 넘게 수다를 떨었다. 옛날 회상부터 요즘 사는 이야기까지 시시콜콜한 대화들 속에서 내 마음은 그 이유도 모른 채 많이 편안해했다.

잘 준비를 마친 뒤엔 카톡으로 팀원들과 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눴다. 이거 개선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누구한테 부탁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러쿵 저러쿵.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도 어두워질줄 모르는 열정과 희망 사이의 어느 표정들이 스친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있나 생각하며 양치를 하던 중 거울 속에서 마주한 눈빛에서는 내일도 살고 싶다는 의지 내지는 하루 더 살게 해달라는 염원이 엿보였다.

1월에 나름대로 정의했던 행복은, 사실 그땐 별 생각 없이 말한 거였는데, 정말 그런 거구나 하고 문득 떠올렸다. 누가 오늘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자동응답처럼 말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늘 했던 모든 일들과, 마주쳤던 모든 사람들과, 나눴던 모든 대화들이 내일 하루를 더 살고 싶도록 만들어주었다고.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고.

행복을 위해서 사는 거냐, 살기 위해서 행복한 거냐 궁금해질 때가 종종 있다.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그 두 개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늘 밤을 충만하게 채워준다.

2025년 4월 16일 밤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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