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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새벽

스쳐가는 생각 잡아두기

정확히 지난 1년 동안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가 헤어졌고 꽤 다양한 길을 돌아다니며 방황했다. 어릴 때 많이 부딪혀봐야한다는 어른들의 격언에 공감할 수 있는 꼰대가 된 기분이 요즈음은 종종 든다.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던 시절을 지나 이제 누구와 함께 있을 때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알 것만 같다. 옛날에는 (그렇게 말하고 다니진 않았지만) 결국 창업을 통해 큰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이제는 먹고 살 정도만 된다 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는 일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산다. 어떤 방식으로든 발을 걸치려고 노력했던 소위 말하는 프로페셔널들의 길에도 흥미가 사라졌다. 그 일을 할 때 행복하지 않을 걸 너무 잘 아니까. 아마 그것들은 경영학과라는 의미없는 타이틀 때문에 가지게 되었던 미련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고맙게도 내 친구들이 주기적으로 내 세상을 깨부숴준다. 갇혀있던 생각을 넓혀준다거나,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의 생각을 들려준다거나 하는.. 이들이 해주는 이야기는 단순히 커리어 선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가슴뛰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요즈음은 뭐 때문에 행복하고, 앞으로는 뭘 하고 싶고, 자기가 그리는 미래는 이러이러한 것이며, 그 미래에서 자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지나온 길이 아니라 나아갈 길을 현실적으로 보면서도 낙관적인 시선을 절대 놓치지 않는 사람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최근 들어 왜 살고 있나, 왜 살아야 되나 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보면서도 거울을 보면서도 이 사람은 왜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 정답은 없지, 라는 겉으로는 영양가 없어보일 대답을 내뱉으며 각자가 행복을 찾는 부분이 어디일지 궁금해한다.


단순히 단기적인 관점에서 창업 성공 말고, 조금 더 원대한 관점에서 인생의 목적이 있으세요? 예를 들어 저는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 라는 어떤 사람의 질문을 기억한다. 고민 많이 하다가 그냥,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데 제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어요 라고 답했다. 어떤 인상을 남겼을지 모르지만 그게 내 인생관인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직장 상사가 어쨌고 아는 사람이 저쨌고 하는 시시한 일에 매일을 짜증내고 분개하며 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소중한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직접 사람들을 좀 더 행복할 수 있게 해주는 무언가를 만들든, 아니면 무언가를 만들면서 행복해하는 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든 뭐 어떻게 해서든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나부터 단단해져야겠지. 오늘도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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